[반말 일기] 어제 신점을 봤다
안녕하세요, 몽상가 유원입니다 :)
불가사의한 반말 던전 카테고리의 [반말 일기] 글들은
제가 속마음을 털어놓고 싶을 때, 두서 없이 적는 글입니다.
따라서, 편의상 반말로 제 생각을 정리하는 글이기에
이 부분이 불편하신 분들은
다른 글을 읽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♥
- 유 원 드 림 -
어제 너무 답답한 마음에 신점을 보러 갔다.
강남에 있는 모 점집인데, 솔직히 점사비가 너무 비쌌다.
그럼에도 믿져야 본전이라는 마음으로,
비싼 값 하겠지 라는 마음으로 예약을 했다.
그런데, 참... 하하
나 원래 이런 실수 잘 안 하는데
아니 어쩌면 다섯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인 것 같은데
버스를 잘못 타버렸다...ㅎ-ㅎ....
(이미 여기서부터 잘못됨을 감지..)
예를 들어, 145 버스를 타야 하는데
415 버스를 타 버린 것이었다...
유튜브 보다가 느낌이 이상해서 창밖을 보니
종점까지 와버렸다는.......ㅎ...
부랴부랴 회차해서 잘못 탔던 곳까지 다시 가서
원래 타려던 버스를 탔다
다행히 원래 타려던 버스는 바로 도착해서
조금만 늦을 수 있었다 ㅠ
근데 심지어 아스팔트가 너무 미끄러워서
비탈길을 빠른 걸음으로 내려가다가 엉덩방아 찧을뻔했다능...
아무튼 여차저차 우여곡절 끝에 점집에 도착했다.
솔직히 내가 원하고 상상하는 장면은
앉기도 전에 "~하다 왔어?" 아니면 "언니 그 남자는 아니야."
뭐 이런 것들을 기대했었는데
그냥 평범한 대화로 시작된 점사였다.
사실 내 질문들은 누가봐도 답이 정해져 있고
심지어 나조차도 답을 알고 있기에
그래서인지 부채를 한 번만 펴셨고 방울도 한 번만 흔드셨다;
그래서 신점이라는 느낌이 그렇게 많이 들지는 않았다.
그리고 솔직히 못 맞추신 부분도 있는데
그치? 맞지? 이런 식으로 약간 가스라이팅?
살짝 푸쉬하는 것도 있어서;
그렇게 잘 맞힌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.
그래 맞히긴 맞히는데
그냥 일반인도 얘기할 수 있을 정도의 보편적인 것들..?
어쨌든 본 질문에 들어갔는데
세상 참 좁지.
내가 궁금해하는 그 남자(이하 A)가 일하는 업계는 굉장히 좁다.
그래서 건너건너 다 알 정도로 좁은 업계다.
그런데 마침 그 업계에 종사하는 어떤 분(이하 B)이
내가 간 점집 무속인에게 상담을 받으러 왔었나보다.
그런데, 내 동의도 구하지 않고 B에게 갑자기 A 아냐고 대뜸 카톡을 했다
이미 해놓고 나한테 얘기를 했다
걱정하지 말라고,
자기 신변보호 되는지 물어보고 A 아냐고 물어본 거라고 하시더라..
그런데 솔직히.. 무례하다고 생각이 들었다.
아무리 신변보호를 B가 하겠다지만
내 동의 없이 이렇게 물어봐도 되는 거냐고..
그러면서 B에게 나한테 상담온 사람 A 때문에 저러는거 너무 불쌍하다고
그런 식으로 얘기하더라..
그러면서 A 신상 좀 파달라고 B에게 부탁까지 하던데..
아.. 솔직히 이건 좀 아닌 것 같았고
아무리 나를 위해서 하는 행동이라고 하더라도 많이 불편했다..
그러면서 A 욕을 막 하는데
그렇게 카톡 주고받은 걸 보면서
그래도 한때 내가 정말 좋아했던 사람인데
그렇게 욕을 먹는 걸 보니 가슴이 아팠다..
이런 얘기를 내가 블로그에 쓴다고 하면
그 점을 봐준 무속인은 정신나간 x이라고
나를 욕하겠지
하지만 아무리 그래도
내담자의 동의 없이 이렇게 하는 건..
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..
나도 욕먹고 그 사람도 욕먹고
뭐 욕먹어야 마땅하고
나도 정신차리고 A를 잊을 거긴 한데
그냥 뒤끝이 찝찝하다..
점사비는 비쌌지만..
그냥 내가 그 말을 듣기 위해 그 돈을 써야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다
하지만 그래도 한 때 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인데
아무리 신의 소리라고 하더라도
그렇게 막말하는 걸 들으니 마음이 편치는 않더라..
내가 그렇게 좋아했던 사람이
생각보다 굉장히 별로인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어서도
마음이 불편하고..
참 쓰디 쓰다..
그리고 나더러 결혼을 40~45살에 한다더라ㅎ
진짜 너무 싫더라
그 나이에 결혼을 해봤자 뭘 할까
그 나이에 사랑이 뭐라고
사랑에 빠져서 헤실대면서 결혼준비할 내 모습을 생각하니 더더욱 싫다
그렇게 사랑에 치이고 데이고 온갖 수모를 겪으면서도
그 늙은 나이에 주책 맞게 결혼을 하겠다고?
솔직히 너무 혐오스럽고 싫다.
마음의 짐을 덜려고 갔던 곳인데
불쌍한 사람, 바보 취급만 당하고 온 것 같아서 씁쓸하다
솔직히 점사는 1시간이 넘게 보긴 했지만
절반은 본인 얘기, 본인 자랑이었다;
집으로 돌아오면서 마음이 더 무거워졌고,
내가 A 얘기로 상담을 받은 게 화근이 되어
A에게 곤란한 상황이 생길까봐서도 마음이 불편했다.
4월에 예약한 점사를 마지막으로
다시는 신점은 보지 않으리 다짐하며 집에 도착했다
다음 날인 오늘이 되어서도 마음이 무겁고 찝찝하다.
내 인생은 왜 이리 지랄 같은 건지..
왜 이리 연애, 사랑에 있어서는 순탄하지 못한 건지.
솔직히 그냥 내 인생을 시스템 종료 또는 초기화 시켜버리고 싶었다.
이런 내가 지긋지긋하다 정말.